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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기의 블로그(2006년부터) - 길을 걷다
시 & 짧은 글(2023 ~ )

뚝섬 서울숲

by 탁구+ 2026. 3. 8.

 

뚝섬 서울숲

 

힘차게 달리는 말들의 숨결

진흙탕 파밭이었다지

모래가 튀는 경마장이었다가

 

넓게 펼쳐진 숲길을 마음이 걷는다

말처럼 달리던 상념의 나래

숲 속에서 고개를 떨군다

 

순간 앞을 막아서는 유리 절벽들

매번 달릴 만하면

가로막히는 도시의 벽

 

고삐를 늦추어 숨을 고른다

맑게 비워둔 가지사이로

봄 햇살 하얗게 쏟아진다

 

바람 잦고 햇살 머무는 자리에

오롯이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신다

 

세상이 작은 꽃잎으로 번지고

인생도 이 한 모금 같아

보이지 않는 손이 건넨 선물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내 인생이

천천히 향기 한 모금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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