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행이다
어릴 적
탐스러운 홍시에
감나무엘 올라가다가
가지가 부러졌다
그냥 엉덩이를 툴툴 털며
일어났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엄마의 기도였다
훗날 명함 바꿔 들고
뒤뚱거릴 때에도
저 멀리서
토닥토닥
하셨을 것이다
이제 바람은 차지만
눈 녹아
나무 두꺼워지고
성급한 우듬지가 뾰족하다
동토에 꽃 피기가 그리 쉽겠는가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내일이면 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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