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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기의 블로그(2006년부터) - 길을 걷다
시 & 짧은 글(2023 ~ )

새해를 건너며

by 탁구+ 2026. 1. 2.

 

새해를 건너며

 

2026 새로운 해의 첫날

자정에 적마의 말굽소리 같은 폭죽이 솟아올랐지요

창밖을 보라

폭죽이 터지지 않니

밤하늘은 잠시 시간의 얼굴을 드러냈어요

 

이튿날

산과 강이 함께 조망되고

따스한 햇살이 머무는 공간을 찾아 전원 속의 대형 카페로 갔지요

새로운 해가 아니라

새로운 너를 만나고 싶어서였습니다

 

도착 시간 오전 열한 시, 주차장은 이미 만차

대기 줄은 생각보다 길었지요

쇼핑센터 같은 대규모 주차장에 여러 층으로 된 대형 카페에는

빈자리가 없었어요

 

우리 문화가 언제 이렇게 바뀌었을까

세상은 둥둥하고 삶은 녹록지 않다 말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부류와 관점의 문제일지도 모르지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며

여유를 선택하는 시대에 우리는 이미 와있구나

 

잠시를 더 기다려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았지요

커피 두 잔과 과자를 주문, 향기가 먼저 말을 걸었고

맛은 그 말을 오래 붙잡았어요

 

담소를 하고 인터넷을 건너고 “어린 왕자”의 장을 넘기며

시간은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천천히 배웠지요

 

아마도 그동안 이런 경험이 너무 드물었나 봅니다

새해의 너에게

조금 더 너그럽고 조금 더 여유로운 한 해를 빌며

우리는 두런두런 들길을 걸었지요

 

(2026.1.1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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