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화(金貨)에 비우다
커다란 은행나무 밑
늦은 가을에 노란 환희 짤랑이더니
깊은 그늘 떠난 자리에
금빛 양탄자를 펼쳐 놓았다
빨간 차량 지붕 위에도
금화 차곡차곡 내려앉았다
누군가 머물렀던 자리
누군가 스쳐 지나간 자리에도
가슴을 겹쳐 자리를 잡았다
가을비 내려
금빛 물결을 이루며 가야 할 곳으로
간다
기다림이 머물던 곳
공간을 만들며 자리를 비워준다
계절도 제 몫을 다하고
이렇게 말없이 떠난다
바람결에 휑한 마음 하나 두고
아무 말 없이 가야 할 길을 간다
공간은 다시 누군가를 기다린다
떠나간 곳에는 언제나 돌아와
앉는 것이 있다
어둠이 지나면 새벽이 차오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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