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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몸과 마음이 바쁘던 그때에

by 탁구씨 2023. 10. 1.

잠시의 순간, 천호대교 부근, 미니 자전거 라이딩

 

몸과 마음이 바쁘던 그때에  ‘바쁨에 가치를 두는 생활 속에서의 유머 하나’

 

 

한 변호사가 개업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의뢰인도 없고 노이로제가 걸릴 단계였다.

그때 문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변호사는 바쁜 척 해야 유능한 변호사로 보일 것 같아 그를 들어오게 한 후 전화기를 들고 

“예 제가 사건을 맡아드리면 좋겠습니다마는 워낙 사건이 밀려서 이번에는 안 되겠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기다리는 손님에게 “아! 죄송합니다. 워낙 바빠서요. 그런데 어떻게 오셨습니까? “

 

그러자 기다리던 사람은 매우 난처해하며

“예, 저~ 실은 선생님께서 신청하신 전화를 놓아드리러 왔는데요.”  (어딘가에서 본 글)

 

요즘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세대는 너무나 많은 일거리와 과중한 책임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삶 자체가 바쁨에 익숙해져 있다

어쩌다 한가한 시간을 갖게 되면 오히려 어찌 할 줄을 모른다 하다못해 전화라도 해야 되고 책상이라도 정리해야 된다

조용히 사색을 한다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론이다 우리는 바쁘다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 왔고 바빠야 인생을 충만하게 사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낙오자, 실패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문득 조금은 여유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쫓기지 않고 인생을 느긋이 음미하며 내적으로 질서가 잡힌 삶을 살고 싶다는 뭐 그런 것 말이다

2005년 4월 30일 조용한 토요일 오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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