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2 뒤 돌아본다 뒤 돌아본다 움퍽움퍽한 자욱들 발자국이 하늘에 듬성듬성 떠 있다 삶이 무거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모양은 퍽이나 찬란하다 풍덩풍덩 큰 물을 지나고 저 멀리서부터 따라온 발자국들 바람 부는 골목을 지나고 봉숭아 핀 담장 밑으로 이어지는 길 차겁게 건너온 인생의 편린들 쏴아 하고 밀려오는 파도 파도 어떤 삶에 그 자욱이 없으리 없으면 또 그 얼마나 쓸쓸하리 생에 잃어버린 시간을 부르지 마라 추억의 자욱은 가슴에 있고 항상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2021. 9. 24. 궤적 궤적 깊은 잠에서 깨어나 곧바로 일을 시작하네 태연히 낮잠 후의 여인네가 마른빨래를 개듯이, 샛바람에 깊은 서랍 속으로 밀려 꽃피고 눈 내리는 소리도 외면한 체 길고 긴 잠을 자네 태엽이 감기기까지는 봄날 떨리는 손으로 손목에 채워 주던 둥그런 시계, 새색시 어느덧 은빛 눈발이 내려앉고 내 넓어진 이마에는 바람이 지나가네 바늘의 궤적만큼이나 넓고 깊어진 애틋함 찬란하네 가끔은 지난날을 만져보는 것도 기쁨이네 -------------------------------------------------------------------------------------------------------------- 잠자던 시계의 태엽을 감자 금방 삶이 전개 되네 마치 중년 여인네가 낮잠에서 일어나 마른 세탁물을 정리.. 2021. 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