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2 금송아지 금송아지 세월의 강이 어디쯤 흐르고 나면 세상을 어느 쯤 살고 나면 들은 것도 많고 본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 고집은 고래 힘줄이고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기 바쁘게 기회를 놓칠세라 손을 휘저으며 자신의 일가견을 토로한다 거기서 거기인 동갑내기 너 댓 명이 모여서 막걸리 한두 잔을 들다가 보면 목소리만 높아진다 일도 많고 말도 많은 인생 살아온 발자취 만큼 모두 할 말 한마디쯤 가지고 있다 돌아가는 막걸리 잔에 놓친 고기가 크다 2022. 9. 22. 간격 간격 네가 보고 싶다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싶다 역 앞 느티 그늘에 앉아 너를 기다린다 약속에 먼저 도착했다는 것은 다행한 일 맑은 하늘이 나뭇잎 사이에 가득하다 기차가 덜커덕 지나간다 두 줄을 그으며 먼 산을 돌아간다 가끔은 팽팽히 긴장하기도 하지만 철길은 늘 두런두런 대화하고 마주 본다 이 세상이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는 언제나 균형을 유지하는 딱 그만큼의 힘 우리가 어디에서도 다투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서산 위로 부풀어 오르는 뭉게구름 다시 그늘에 앉아 기차를 기다린다 사랑하기 때문에 토닥이고 토닥이기 때문에 사람이다 사랑은 기차길 여행이다 2020. 12.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