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의 시제(時祭)일이다. 우리는 몇 년의 세월인지 모르지만 음력 10월 특정 날짜를 정하여 시제를 지내왔으나 최근에는 직장 등의 사정으로 11월 특정 주 일요일로 정하여 지내오고 있다.
전에는 문중 전답을 관리해주시는 분(산지기)이 매년 특정일에 음식 등의 제사를 준비해 주셨고 우리 집안 분들은 당일에 산으로 모이거나 하루 전에 관리인의 집에서 자고 시사를 참례하였었다.
그러나 요즘은 관리인이 없고 친척들 또한 먼 거리에 살고 일상이 바쁘니 가까운 가족들만이 편리한 날짜를 정하여 올리고 있다.
사실 요즘에는 시제(시사 時祀 )라는 말 자체도 퇴색되어 들은 바는 있지만 지내지 않는 집도 많다. 우리가 어릴 적 음력 10월에는 동네 주위 산에 시제를 지내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시제는 기념일 등 특정일이 아닌 시(時)를 정하여 지내는 제사로 주로 음력 10월에 날을 잡아 5대 이상의 먼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그러나 우리는 먼 조상뿐만 아니라 일정이 가능하면 가까운 조상의 묘소도 돌아본다. 1년에 한번 정도 조상의 묘소를 찾아 상태를 돌아보고 조상을 추모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풍속이 단순화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기회에 가족들이 모여 화합을 도모하고 뿌리를 돌아보며 출생의 자존심을 살려보는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 시재를 지낸 할아버지(팔오헌 김성구) 산소 앞 바위, 암각 글씨에 대한 봉화군 팻말이 있어 사진으로 찍어본다.
팻말의 내용
용호동천 : 범들과 용담의 지기가 어우러진 곳
해저리와 적덕리의 경계지점인 이곳은 버들마을과 용담마을의 어귀이므로 용담의 용자와 범들의 호자를 따서 용호동천이라 했다. 용담마을에 팔오헌(八吾軒) 김성구(김성구 1641-1707)가 살다가 해저리 바래미 마을로 1700년에 옮겨갔으며 그 후 후손들이 번창해 대과(문과)에 16명, 소과(사마시)에 64명 등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산지휴양도시 봉화)
* 시제(時祭)는 한식 또는 10월에 5대조 이상의 묘소(墓所)에서 지내는 제사를 일컫는 말로서 시사(時祀), 시향(時享)이라고도 한다. 이는 5대 이상의 조상을 모시는 묘제(墓祭)를 가리키며, 묘사(墓祀), 묘전제사(墓前祭祀)라고 하며, 일 년에 한 번 제사를 모신다고 하여 세일제(歲一祭), 세일사(歲一祀)라고도 한다. (arky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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