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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기의 블로그(2006년부터) - 길을 걷다
시 & 짧은 글(2023 ~ )

시골길, 그 때를 추억하고

by 탁구+ 2026. 9. 26.

 

 

시골길, 그 때를 추억하고

 

파릇한 보리들판을 걸으면

시냇가 버들피리 소리 정겹고

거름 냄새 푸근하다

투박한 시골길이 나를 데려간다

 

모퉁이 돌아 울 밑에

누이의 봉선화 피고

마당엔 빨간 고추 익어가고

닭 쫓는 어머니 소리 들린다

 

골목어귀 주먹만 한

감나무가 통째 어깨를 내어주고

커다란 해바라기는 쉬어가라

빙긋이 웃는다

 

하늘이 차츰 붉어지면

주인보다 먼저 암소가

어슬렁어슬렁 집을 찾아들고

송아지는 천방지축 뒤를 따른다

 

지게에 하루를 가득 지고

돌아오는 아버지

밥 짓는 연기가 반기고

구수한 내음 먼저 마중을 나간다

 

사람도 반듯한 아스팔트보다

투박한 시골길 같은 사람이 좋다

묵묵히 땀 흘리며 가족을 안고

이웃을 품어 가는 사람이 더 좋다

 

시끌벅적 장터를 지나

강 건너 산을 넘어

길은 또 이어지고

진심을 담은 시골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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