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길, 그 때를 추억하고
파릇한 보리들판을 걸으면
시냇가 버들피리 소리 정겹고
거름 냄새 푸근하다
투박한 시골길이 나를 데려간다
모퉁이 돌아 울 밑에
누이의 봉선화 피고
마당엔 빨간 고추 익어가고
닭 쫓는 어머니 소리 들린다
골목어귀 주먹만 한
감나무가 통째 어깨를 내어주고
커다란 해바라기는 쉬어가라
빙긋이 웃는다
하늘이 차츰 붉어지면
주인보다 먼저 암소가
어슬렁어슬렁 집을 찾아들고
송아지는 천방지축 뒤를 따른다
지게에 하루를 가득 지고
돌아오는 아버지
밥 짓는 연기가 반기고
구수한 내음 먼저 마중을 나간다
사람도 반듯한 아스팔트보다
투박한 시골길 같은 사람이 좋다
묵묵히 땀 흘리며 가족을 안고
이웃을 품어 가는 사람이 더 좋다
시끌벅적 장터를 지나
강 건너 산을 넘어
길은 또 이어지고
진심을 담은 시골길이 좋다
'시 & 짧은 글(2023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황새 2( 추석에) (5) | 2026.09.22 |
|---|---|
| 방관 (5) | 2026.09.18 |
| 연어 (5) | 2026.09.14 |
| 있다고 하면 (4) | 2026.09.10 |
| 동구 (洞口) (3) | 2026.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