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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고요3

초연 초연 허공을 울리는 나의 광기를 하늘을 향한 삿대질을 가슴에 잠재우고 고요히 갈 길을 가자 북풍 찬바람이 가슴을 후벼 파고서야 은하수 흐르는 소리를 들었느냐 초승달의 차갑고 고요한 노 젖는 소리를 이제야 보았느냐 북풍이 불어 가슴을 에이더라도 너는 고요히 서 있어야 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 탓을 하겠느냐 유유히 온몸으로 받으며 안아 들이지 않더냐 내 영혼의 소리를 들으라 저 깊은 땅속에서 올라오는 흔들림 없는 초연한 침묵이 되어라 나무는 속으로 나이를 먹는다 속으로 단단해져 묵묵히 동구를 지킨다 보이지 않는 뿌리를 땅 속 꿋꿋이 박고서 온 몸으로 세상을 본다 세상이 흔들었다지만 그것은 네가 흔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2022. 2. 24.
오두막 2 오두막 2 밤바람 가랑잎 스산하나 등불 밑이 이렇게 안온한 것은 멀리서 조용히 품어주고 있기 때문 부엉새가 울어주기 때문 산새가 찾아들기 때문 사랑의 작은 쉼터가 있기 때문 내가 그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 2021. 11. 30.
오두막 1 오두막 1 작은 오두막 하나 가지고 싶다 쓸쓸하고 외로울 때 마음 조용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가난한 마음 품어주고 다독거려 줄 영혼의 작은 쉼터로 가랑잎 스산한 늦은 가을밤 안온한 등불 하나 켜고 작은 산새 눈보라를 피하고 먼길 노새 방울소리 딸랑이며 찾아드는 밤바람에 부엉새 울어 시름 달래는 그런 곳으로 누군가의 오두막이고도 싶다 2021.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