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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부

탁구+ 2025. 4. 5. 20:57

 

도시 농부

 

이웃집 옥상 위에 농장이 만들어졌다

며칠 전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더니

멀리서도 어린 싹이 제법 파릇파릇하게 보인다

상추이며 쑥갓이며

청양 고추와 방울토마토이리라

며칠 지나

 

햇살이 따사로운 날

화원에 들러 상추와 쑥갓 씨앗을 샀다

지난해 버려둔 화분에 흙을 채우고 유기질 거름을 섞은 후

보일 듯 말 듯 조그마한 씨앗을 뿌렸다

이 조그마한 씨앗이 수백 수천 배의 푸른 잎을 가지고 있을까

싱그러운 잎과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있을까

 

사나흘 후

실같이 여린 싹이 여릿여릿 솟아오르고 있다

며칠 두고 보았으나 너무 힘이 없다

너무 여려서 크지 못할 것 같아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겨 놓았다

그래도 아직 시답지 않다

여름 햇살을 견디려면 좀 더 실하게 굵어져야 할 텐데 걱정이다

 

태양과 관심이 우리 농장을 만들어 주리라 기대를 해본다

자료사진 - 어느 봄날의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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