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2025. 4. 6. 09:51
지난 여름 어느 집 담장 곁의 동글동글 납작한 접시꽃 씨방을 건드렸더니 톡 터졌다

 
접시꽃
 
작년 늦은 여름
창가에 벌레들이 흩어져 있어
빗자루로 쓸었다
다음날 보니 다시 흩어져 있다
올봄 화분에 뿌렸더니
꽃눈이 텄다
조그만 화분의 꽃도
이렇게 종족을 보존한다
쪼그만 벌레 같은 까만 씨앗에
넓고 밝은 세계가 들어 있다
아름다운 세상 환한 세상
사랑도 들어 있다
외로움도 상처도
파도같이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슬픔도 들어있다
꽃 하나 피고 지는 것도
이렇게 경이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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