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세운 상가를 걷다
종묘, 세운상가를 걷다.
오랜만에 종로엘 나왔다. 종로 3가와 비원(창덕궁) 부근은 오래전 내가 20여 년간 근무한 곳이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비원 경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오늘 잠시 볼일을 보고 종로를 걸었다. 여기도 참 많이 변했다. 사람들이 물밀듯 운집하던 피카디리 극장과 단성사 극장은 사라지고 상가들이 들어섰다. 종로 대로 건너에는 서울극장이 있었다.
사무실과 운현궁, 피카디리 극장, 단성사 극장, 비원을 연결하는 가운데의 마을은 참 정감이 가는 정말 오래된 전통 한옥 촌이다. 나는 마을의 골목길을 참 좋아했다. 전철을 타거나 시내로 일을 보러 갈 때에는 크고 작은 한옥들이 처마를 맞대고 있는 미로 같은 골목으로 다니고는 했다. 골목길은 양팔을 벌리면 닿는 정도의 폭이다.
그 시절 아기자기한 한옥주택은 이제 식당으로 카페 등으로 바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들어가서 천천히 살펴보고 또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다음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조선왕실의 종묘와 세운상가를 거처 청계천과 을지로를 가 보기로 했다.

종묘앞 공원

우리의 역사 조선과 대한제국 왕실의 신주를 모신 종묘, 역사의 흐름에 경건해짐을 느낀다. 종묘 정전이 보수 중이어서 사진은 영녕전이다.

종묘를 나와 그 앞의 세운전자상가는 요즘의 도시개발 홍수 시대에 어떻게 변했을까, 그 옛날 음향기기를 보수하거나 사기위해 전문점을 찾아다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아직도 그 기기를 서재에 두고 사용하고 있다.

세운전자상가는 아직도 전자 제품들로 빼꼭하다. 오래된 중고품부터 최신 제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고 한다. 전자제품 만물상의 면모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립고 정겨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