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짧은 글 쓰기

순간, 혹한은 지나가고

탁구+ 2023. 4. 9. 00:05

호수 위의 벚꽃잎 물결

 

순간, 혹한이 지나가고

 

 

송이송이 내리던 첫눈이

어느덧 꽃비로 분분하다 지난 혹한

어둠이 폭포처럼 쏟아지더니

빙벽이 되어 막아선다

 

생각도 많아지면 방관이 되는 것

깊은 동면의 세계로 침잠한다

심장의 새들도 울지 않고

한없는 바위가 되어 굳어간다

 

눈 내리고 한기를 느낄 때쯤

봄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눈사람은 불가에서 몸을 녹이고

꽃은 최선을 다해 아기자기 피고 있다

 

벚꽃은 몸을 떨어

꽃비를 내리고 우듬지가 파랗다

창가에 아른거리는 연둣빛 사이로

연분홍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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