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짧은 글 쓰기

사랑하게 해 주었다면

탁구+ 2023. 1. 15. 00:19

한강에서

사랑하게 해 주었다면

 

흘러가는 강을
잔잔히 바라보라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이루지 못한 추억을
불러오지 마라

아직도 만나지 못한
내일은 있고
꽃 진다고 영원히 지랴
눈 녹고 움 터지면
다시 피거늘

세상이 항상
아름답기만을 바라지 마라
목련도 지면 지저분하고
옥수도
비 내리면 흙탕물이다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것
누군가 한 사람쯤
사랑하게 해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이다

한강에서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