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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마지막 휴일에 2

탁구+ 2022. 10. 30. 23:56

비선대 가는 길


시월 마지막 휴일에 2


바람 선선한 휴일 오후에
리모컨과 씨름을 한다
다시 흐릿한 눈길로 화면을 본다
무료함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침묵에 갇힌 공간
고독의 파도가 밀물처럼 껴안는다
전화도 갈 곳도 마땅치 않다
온통 바다 가운데의 섬이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앙상하게 바람맞을 나목 한 그루
멀어지고 잊혀지는 것에 대한
혼자라는 외로움이다
떨어지는 낙엽에 대한 두려움이다

추억을 되씹으며
남아서 팔랑이는 잎 하나 애틋하다

나무늘보는 한참 뜸을 들여서
한 발씩을 떼지만
수개월을 걸려서도 발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비선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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