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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담배 필 때
탁구+
2021. 6. 18. 23:58
호랭이 담배 필 때
지나가던 번듯한 고물상이
개를 팔라고 하는데
일반 가격의 두 배 반을 준단다
지난번에도 그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돈을 주고받은 후
또 덤으로 깨진 개 밥그릇을
달라고 한다,
깨진 개 밥그릇은 푸른빛이 도는
오래된 사기그릇으로
깨진 그릇도 돈을 벌어준다는 것은 안다
지나가던 번듯한 상인이
돌 더미를 팔라고 하는데
생각도 못한 큰 금액을 준단다
벌이 없는 날 돌멩이라도 주워 와서
돌 더미가 울 너머에서도 보인다
지난번에도 그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섭섭해서 한 개만 남기기로 하고
돈을 주고받은 후,
쇠똥 묻은 노란 돌을 내렸다
똥 묻은 돌도 돈을 벌어준다는 것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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