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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탁구+
2020. 7. 23. 21:29
어머니
내 어머니
육남매 대가족 뒷바라지에
수구냉기 갈매골 콩 고추밭 다 지으시고
한 뼘도 안남은 산그늘 소쩍새 소리에 놀라
부랴부랴 집으로 내달리시던 어머니
대가족 저녁 준비에
어머니에겐 언제나 푸근한 솔가지 냄새가 났지
왜 그리 찡찡되었을까
못난 육남매의 막내가 유세인가
안 마(실) 미나리 깡 밤새 다듬은 미나리 몇 단을
머리에 이고 가시는 시오리 장날은
고개가 빠지셨겠지
한 단에 이십 원 받아
길순원 자장면 한 그릇 시켜주고 정작 본인은
양 많은 느티나무 집 막국수가 그리 맛있다던 어머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짜증스럽기 도 하셨겠지
자신이 안타까워서
약이라도 좀 먹여야 되는데
우리엄마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
약은 내게 필요한게 아니었을 텐데......
쌀 한 되 팔아 소풍날 손에 쥐어주시며
시원한 주스 사 먹으라고 하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 맛있는 것 사서 드셔본 적이 있으실까
어머니!
진즉 알았어야 했는데…….
이제 누구만큼 부족하지 않게 잘 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는 게 아니고 아버지가 되어 겨우 아들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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