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긴글 쓰기
따스함이 있는 세상
탁구+
2013. 5. 29. 15:14
며칠 전 예식장을 갔다 오다가 전철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자리가 없어 입구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습니다.
조금 후 저쪽에서 몸이 매우 불편한 할머니가
종이를 앉은 사람들의 무릎위에 올려 놓으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 유의물을 손으로 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전염되는 세균이라도 되는 것 처럼 손이나 몸에 닫을까봐
모두 애써 외면하는 듯 했습니다.
그 내용은 안봐도 알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겠지요.
무릎위에 놓인체 얼른 거둬가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는 사람
못이기는 체 슬쩍 자리에 밀어놓고 일어서는 사람
등등의 장면이었지요.
마침 한장이 바닥에 떨어졌고 모두 외면 한체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한참이 지났나요.
저 멀리서 한 젊은 사람이 걸어 오더군요.
그리고 그는 지나치듯이 그 유의물을 슬그머니 집어들고
천정을 쳐다보며 딴청을 피우더군요.
조금후에 할머니가 한장 한장 거두며 다가왔습니다.
할머니의 손에는 삐툴삐툴 쓴 유의물만이 있고 돈이라던가 도움을 받은
흔적은 없더군요.
그 젊은 사람 가까히 왔을 때 그도 얼른 종이를 내밀더군요.
그런데 저는 보았습니다.
그가 건네주는 종이 뒤편에 가려져 있는 1000원짜리 지폐 한장..
상당히 당황 스러웠습니다.
밀쳐 내는 사람, 애써 외면 하는 사람,
서서 상황을 다행스레 방관 하는 사람..
그런데 멀리서 일부러 다가와 딴전을 피우며 슬쩍 도움을 건네는 사람!!!
흔히 이야기들 하지만 세상 어느부분에는 아직 따뜻함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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