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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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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金貨 2 금화金貨 2 바람도 없는 허공에 힘겨운 햇살 팔랑이고 밤새 노란 말굽소리 요란하더니 새벽 비에 짤랑짤랑 바닥에 금화金貨 수북하다 팔랑이는 붉은 마음 석양에 타올라 밤새 사막을 헤매는 쓸쓸함 있더니 새벽 비에 팔랑팔랑 마당가 붉은 혼 붕긋하다 세상 어느 곳 스산한 바람에 발에 밟히는 고독한 울음 있겠지만 찬란한 양탄자 곱게 펼치어 내 슬픔 그나마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나 보다 늦은 밤에도 우리를 생각하시는 분 있어 강물 같이 흐르는 외로운 가슴도 그리움으로 바꿔주고 계시나 보다 2023. 11. 7.
새벽 강가에 새벽 강가에 길을 나선다 새벽별이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걷는다 어슴푸레 밝아오는 아침 강나루 길을 나서면 이슬 머금은 들국화가 살포시 반기고 새벽달도 도란도란 우리들의 이야기에 끼어든다 하루해가 밝아오면 이야기들을 아침 해에 인계하고 그들도 이제 꿈속에 든다 2023. 11. 2.
갈대 갈대 갈대가 저리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이고 바람이 저리 부는 것은 갈대가 울기 때문이다 내가 이리 앓고 있는 것은 계절이 깊어가기 때문이다 2023. 10. 29.
감내 감내 삶이란 그 앞에 순응하는 일이다 실수 하지 않고 사는 삶이 어디 있으랴 질타 받지 않고 사는 삶이 어디 있으랴 바람을 탓하면 무엇 하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반성하는 일이다 찬사를 보내면 찬사를 받고 용서하면 용서를 받고 질타를 하면 질타를 받는 일이다 비바람이 창문을 흔들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해일이 밀려와 삶을 덮을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우리는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일이다 하느님의 실수였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묵묵히 감내하는 일이다 비바람이 치고 폭우가 내려도 그저 묵묵히 감내하는 바위가 되라 2023. 10. 26.
흔들림 흔들림 억새가 저리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이고 바람이 저리 부는 것은 억새가 울기 때문이다 내가 이리 앓고 있는 것은 바람이 불고 억새가 흔들리고 계절이 깊어가기 때문이다 바람 분다고 억새 다 흔들리랴 흔들리지 않는 억새도 있다 울지 않는 억새도 있다 2023. 10. 23.
몸과 마음이 바쁘던 그때에 몸과 마음이 바쁘던 그때에 ‘바쁨에 가치를 두는 생활 속에서의 유머 하나’ 한 변호사가 개업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의뢰인도 없고 노이로제가 걸릴 단계였다. 그때 문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변호사는 바쁜 척 해야 유능한 변호사로 보일 것 같아 그를 들어오게 한 후 전화기를 들고 “예 제가 사건을 맡아드리면 좋겠습니다마는 워낙 사건이 밀려서 이번에는 안 되겠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기다리는 손님에게 “아! 죄송합니다. 워낙 바빠서요. 그런데 어떻게 오셨습니까? “ 그러자 기다리던 사람은 매우 난처해하며 “예, 저~ 실은 선생님께서 신청하신 전화를 놓아드리러 왔는데요.” (어딘가에서 본 글) 요즘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세대는 너무나 많은 일거리와 과중한 책임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 2023. 10. 1.
방관 방관 늦은 밤 아니 이른 새벽, 하늘은 창백하도록 차갑고 별빛은 날카롭다 항상 맑은 가슴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한다 서늘한 바람소리가 새벽잠을 깨운다 늘 깨어 있으라 샘물 같은 깨끗한 두뇌와 정갈한 가슴으로 푸른 향기가 전해지는 정화된 삶을 산다 세상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을 본다 세상이 작은 부분 외에는 대부분이 남의 일이니 방관자가 되기에는 극히 자연스러운 일, 말이 난무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기준이 흔들리고 태도는 더욱 애매모호하다 자유 의지로 깨어있는 노력만이 세상을 덜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까 깨어있는 확실한 태도가 아쉬운 세태, 자신의 기준을 분명하게 바로 세워야 하는 때, 무책임한 방관자에서 벗어나 세상을 계도하려는 의지도 가져야 하는 때, 잘못은 지적하고 고쳐주는 것이 진정하다 적당.. 2023. 9. 18.
잠 못 이루는 새벽 2 잠 못 이루는 새벽 2 아직도 어둠은 하늘에 있는데 별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가 잠들 수 없어 흐르는 별도 이리 많은가 덜커덕거리며 쓰레기를 치우든 휘익 던져진 신문이 창틀에 떨어지든 이슬 젖은 밤새가 나뭇가지를 날아다니든 아직 밤은 시간을 다하지 않았다 푸른 새가 창을 창백하게 들여다보아도 멀리서 차가운 강물소리가 환하게 부서져도 내가 잠을 일찍 깨어 다시 이루지 못하는 것과 무슨 이유가 되는지 밤새도록 상념에 허우적대더라도 아침에 나팔꽃이 필 때까지 가만히 버려 두어 찬물 한 바가지 덮어쓰듯 아침을 맞자 2023. 9. 13.
담양 소쇄원 2023.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