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Catholic & Family

비오는 오월의 일요일 아침

by 탁구씨 2005. 5. 25.

새벽 미사를 마치고 들어와 차나 한잔하려고 창 앞에 앉으니 오월의 수목들 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절규어린 기도 시 라도 한 편 쓰고 싶지만 짧은 글솜씨에 할 수 없이 다른 시나 베껴 본다.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 온 저희…….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내지 못하고

일상의 시간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선과 진리의 길에 충실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줄 몰랐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보시고

이제 더욱 새심을 주십시오…….
저희도 이웃과 함께

아침의 언덕을 달려갑니다.
 죄의 어둠을 절절히 뉘우치며

눈물 흘리는 저희의 가슴속에
눈 부신 태양으로 떠오르십시오
….
환히 빛나는 새 아침으로….

님! 말은 하면서도 생각을 바꾸지 못하고
욕심…. 등등의 항상 부정적인 용어들 속에서 자신을 학대하는 저희에게 님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하여 저희에게 좀 더 활발한 신앙을 주시고 님의 평화가 자신과 이웃에 넘쳐나게 하여 주소서.

짙어지는 오월의 신록 처럼 저희 가슴속에 긍정과 희망과 기쁨을 넘치게 하여 주시고 언제나 당당하게 살아나가게 하여 주소서.
님! 오늘 저 창밖의 신록이 님의 손짓이 되어 희망과 용기와 좋은 생각으로 가슴속에 끓어 오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 느낌이 모두에게 전해지게 하옵소서.

[2004.5.9./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