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기의 블로그(2006년부터) - 길을 걷다
시 & 짧은 글(2023 ~ )

여름에 생각나는 똥 간(25.07.23)

by 탁구+ 2025. 7. 30.

 
여름에 생각나는 똥 간(25.07.23)
 
처마의 고드름이 한 발을 넘은 때
해인사 깊은 해우소에 카메라를 빠뜨렸다
동그란 어둠만이 확 다가오고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깊이가 망막하여 바닥이 서해바다로 연결된다는데
언덕 아래에서 들여다보니
동그마니 좌선을 하고 있고 그 아래 종유석이 솟았다
그 카메라 반듯하게 참선에 든 겨울 산사는 고적하다
처마에 풍경소리 땡그랑 거리고
삭풍이 구르는 마당은 가랑잎이 스산하게 날린다
피하는 똥보다 세상은 내 카메라가 더 소중하다
지독히 외롭지만 않다면
가끔은 산사에서 혼자 지내보는 것도 참 좋은 일일 듯
이것저것 복잡한 일에 섞이지 않고
고요를 유지하는 것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고집할 이유는 무엇인가
강한 용기만 있다면,
 
세상이 온통 똥 판이다
생업이 쉽지 않다는데 우선 생색내기에만 바쁘고
철 지난 청산 핑계에다 구태 연한 정쟁들
내로남불에 이현령비현령이라 원칙은 무너지고
공공연히 파벌에만 몰두하는 자 용기 있는 자이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절망하고 있다
지구는 기후 위기에 몸살하고
국제 괴물이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지만
대책은 침묵, 미래의 계획도 기술 투자도 없다
과연 세계 속의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는지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파괴되고
이 순간 어린아이가 전쟁과 굶주림과 병마에 신음한다
이 땅에 정의가 있는 것인지
이 땅에 인류애가 있는 것인지
언제나 니 똥은 굵다, 머리에 똥만 든 사람들
그 머리 아끼다 똥 된다
(2025. 7. 23)
 

'시 & 짧은 글(2023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절하다  (5) 2025.08.04
아버지란  (6) 2025.08.02
여행은 걷는 것이다  (8) 2025.07.23
뜨거운 고랭지  (7) 2025.07.12
이제는 햅복밥 이다  (8) 2025.07.09